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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베를린 알파디아 리얼 후기  [1]
아이디 sjr0*

 

독일 입국한지 2주 좀 넘어가고, 알파디아 다닌지 일주일 됐네요.

이미 제이클래식에서 많은 도움 받아 제 변변치 않은 후기라도 작성해볼까 합니다.

유학생 분들께 도움이 됐으면 해요.

 

 

전 한국에 있는 괴테에서 3월부터 8월까지, 아베체부터 시작해서 b1.2까지 수업을 듣고 (b1.2는 중복 수강했어요)

개인 사정으로 반 년 동안 독일어에는 손도 못댄 채로 있다가 허겁지겁 출국했습니다.

어떤 어학원을 선택할까하다가 수강료가 전체 학원들 중 얼추 중간 정도인 알파디아를 선택했어요.

한국인 비율이 적다는 지인의 말도 한 몫 했습니다. 슈프레헨을 위해서 그런 조건으로 고려했었거든요.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의미 없는 조건이지만... (이유는 뒤에서 설명하겠습니다)

 

-알파디아 레벨 테스트

: 온라인으로 사전에 테스트를 봐 달라는 제이클래식 측의 안내가 있었음에도 정신이 없어서 결국 시험을 보다가

 중간에 그만둔 채로 수업 시작일이 다가왔습니다.

'시험을 못봤습니다 죄송합니다' 독일어로 열심히 연습하고 학원에 갔는데

너무 쉽게 "지금 치면 돼!" 하시더라구요. 시험은 30분도 안 걸렸고, 온라인으로 보는 지문이랑 똑같았어요.

결과는 어땠냐구요. 한국에 있는 모든 분들, 이제까지 공부한 것보다 낮으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 하실 필요 없어요.

저 정말 오래 쉬었고, 독일 딱 떨어지고 1주동안 독일어 거의 시도조차 못했는데도 b2 가라고 하더라구요.

심지어 제가 '네? 제가 b2요? 그럴리가 없는데'하면서 불신하니까 '너 시험 결과 괜찮은데? 말도 괜찮게 하고

내가 설명하는 것도 다 알아듣는 것 같구만. 일단 가봐 ㅇㅇ 어려우면 바꿔!' 이러셨습니다... 그땐 마냥

기뻐했죠. 아 내가ㅎㅎ 잘 하나? 하면서ㅋㅋㅋㅋㅋㅋㅋㅋ 무슨 일이 일어날지도 모르고....

 

오히려 처음 수업에 오는 친구들마다 다 내 레벨보다 너무 어려운 것 같다며 족족 레벨 조정을 원했습니다.

여기엔 많은 요인이 있는데, 일단 뒤에서 얘기할게요.

결론 : 반(레벨)배정은 굉장히 유동적이고 협의가능하다.

 

 

 

-알파디아 수업 분위기

: 반바반이겠지만.. 일단 지금 시점에서 느낀 걸 얘기해 볼게요.

괴테랑 비교하면 수업의 질이 굉장히 떨어집니다. 알파디아라서 그런 건 아닌 것 같아요.

괴테가 너무 양질의 커리큘럼을 가진 거겠죠. 더군다나 전 한국에서 배웠구요. 우스갯소리로 독일어는 한국에서

공부해야된다고 애들이랑 첫 주에 농담하던 기억이 나네요.

 

물론 독일 온 뒤로 말하기가 엄청 편해졌고, 표현들도 상대적으로 금방 배웁니다. 근데 그건 현지빨이죠, 살기 위해서.

커리큘럼은 무난한 정도인 것 같아요. 좋지도 않고 나쁘지도 않은 무난한 정도.

문제는 반 애들이에요. 다른 학원도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알파디아에 단체로, 단기로 오는 유럽애들이 (특히 스위스)

엄청 많은 것 같은데 걔네들이 수업 분위기를 흐립니다. 얘기 들어보니까 제가 있는 반은 그나마 나은 편인 것

같은데도 불구하고 거슬려요. 이태리어 쓰는 애들, 불어 쓰는 애들 두 파로 나뉘어서 자기들 모르는 단어 문법

아니면 수업이랑 전혀 상관없는 얘기 엄청나게 떠들어댑니다. 첫날 오리엔테이션 할 때 독일어만 써야 된다,

핸드폰 사용 금지다, 그렇게 공지하셨었는데 저희 반 선생님들은 애들이 미친 것처럼 떠들기 전까지, 누워서 자거나

핸드폰 뚫어져라 보다가 질문 놓치기 전까지 별 말씀이 없으세요.

유럽 애들이 많은 곳을 선택하는게 옳은 줄 알았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딱히 그렇지도 않은 것 같아요.

원래 알던 애들이 같이 오니까 공부보다는 아무래도 노는 분위기로 기울면서 애티튜드만 심히 적극적(나댐)인거죠.

들어보면 a1.2 수준의 문법도 안지키는 문장들, 독일어인지 분간이 안되는 악센트, 플러스 지네 모국어로 소모임.

teamarbeit할 때도 같은 모국어인 친구들이랑 막 떠드니까 집중이 잘 안돼요. 참다가 뭐라하면 잠깐입니다.

 

물론 적극적인 태도가 외국어를 배우는 첫걸음이지만, 제가 만난 친구들은 대체로 '우리는 원래도

조기교육으로 몇 개 국어씩 하니까 이번엔 심심해서 독일어를 배워보려고 해' 같은 마인드라 무게가 다른거죠.

그렇게 왁자지껄 수업 2시간 반이 지나가니까 네이티브인 선생님의 독일어를 들을 수 있는 시간도 자연히 적어지고

오히려 한국에서 수업을 들을 때보다 독일인의 독일어를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적은 것 같아요.

 

이렇게 쓰니까 제가 무슨 공부벌레에 침묵 속에서 공부하길 원하는 사람 같이 느껴지실 수도 있는데,

전 최소한의 수업분위기를 기준으로 말씀드리는 거라는 점. 알아주셨음 해요.ㅎㅎ

결론 : 아는 애들끼리 뭉쳐서 떠드는 반에 걸리면 짜증만 삭히다 수업이 끝난다.

 

 

- 알파디아의 수업 (b2 기준)

위를 읽어보셨으면 대강 눈치채셨겠죠. 결론적으로 이 모든 것에 출발은 레벨 테스트,

반 레벨 배정, 레벨에 따른 분위기 조성이 세심하게 이루어지지 않아서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이건 확실히 '알파디아'의 문제인 것 같아요. 학원에서 판별해주고, 학생들 관리해주는 힘이 떨어져요.

 

물론 유동적으로 조정가능하니까 '어렵고 쉽고는 당사자가 잘 판단하면 되지'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 재밌는게 더 낮은 레벨로 가고 싶어하는 친구들 중에 대개 한국인 친구들은 '지문하고 문법은

다 이해가 되는데 유럽애들에 비해서 내가 말을 너무 못하는 것 같아ㅠㅠ'라고 생각하면서 조정하고, 유럽 친구들은

'말하고 선생님 말씀 이해하는 건 다 되는데 지문이랑 단어랑 문법이 미친듯이 어려워ㅠㅠ'라고 생각하면서 조정해요.

그런걸 학원에서 잘 균형을 맞춰줘야 하는건데...참.

 

무슨 기준으로 반이 배정되는 건지.. 모르겠어요 ㅋㅋㅋㅋㅋㅋ 수업 질이 운이에요 복불복. 

 

전 b단계 정도의 대부분의 친구들이 시간만 좀 지나면 어느 정도의 말하기는 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문법이나 독해는 현저히 부족한데, 말하기만 좀 적극적으로 한다고 같은 반에 배정된 친구들. 

그 친구들하고 슈프레헨 하는 시간이 너무 아까워요. 전 어학원 체험, 친구 사귀려고 온 게 아니니까요.

이 정도 지문으로 수업을 하면, 얻어가는 것들이 분명히 더 있을 것 같은데 슈프레헨은 시시덕거리다가 항상 끝납니다.

그렇다고 수업의 구조가 촘촘하게 짜여있는 것도 아니니, 알파디아 선택하려는 분들은 꼭 참고하셔요.

 

너무 슬프게도, 지금 저희 반을 맡고 계시는 선생님 두 분은 너무 훌륭하세요. 물론 인품이.

질문에도 잘 대답해주시고 무언가를 더 알려주고 싶어하시는 열정이 느껴져요.

그래요, 어쩌면 문제는 클래스메이트들인 것 같아요!

그런 애들이 많다보니 쌤들도 슈프레헨을 일일히 고쳐주지도 않고 그냥 멀찍히 지켜보고만 계신 것 같구요.^^ㅎ

 

문법하고 지문은 뭐,ㅎ 책에 나온대로 그대로 진행합니다! 특별한 거 없어요!! 맨날 zusammen arbeiten

하라고 하십니다. 문법을! 난 혼자 이해하고 싶다고! 아니면 선생님이랑 같이!

 

 

- 알파디아 위치와 건물

알파디아의 접근성은 꽤 괜찮은 것 같아요. 몇 분만 걸으면 지하철 역도 있고, 버스도 많이 다니구요.

학원 주변에 먹을 것도 많구, lewe dm woolworth euroshop 독일에서 한 번쯤 가보실 가게들도 다 붙어있어요.

심지어 큰 영화관도 있어요! 저희 집이 시외에 가까워서 그런지는 몰라도 학원 올 때마다 즐겁습니다.

 

문제는 알파디아의 건물입니다. 지금 외벽 공사중이라 통행하기가 조금 불편해요. 처음에 학원 갈 땐 입구를 찾느라

좀 헤맸어요, 파이프들이 우후죽순 뻗어있어서. 4층에 알파디아가 있는데 엘레베이터가 툭하면 고장납니다.

독일에서의 부족한 운동을 참 많이 시켜줘요. 아직 일주일 좀 넘게밖에 안 다녔는데 두 번이나 엘레베이터가

2층과 3층 사이의 어딘가에서 멈춰서 죽음의 공포를 느꼈던 적도 있었습니다. 그래도 괜찮아요. 이건 독일이여서

알파디아여서 그런게 아니라 유럽이여서 그런거니까!

 

데스크 지나면 교실들이 쭉 다닥다닥 붙어있는 구조인데, 방음이 잘 안돼요. 문을 열어놓고 수업하는 선생님들도 

많구요. 지문 읽으려고 들여다보고 있으면 옆 반의 리스닝에 귀가 따라가는 놀라운 경험을 하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흡연자분들! 안락한 흡연은 좀 힘듭니다. 1층에 수선집?이 하나 있는데 담배피는 걸 좀 껄끄러워하세요.

물론 전 그래도 열심히 폈지만요. 다른 친구들도요. 공사 파이프 옆에 서서 즐겁게 태우면 됩니다.

 

 

 

 

쓰다보니까 저도 몰랐던 분노가 좀 일어서 글이 산으로 갔는데요..

제가 경험하고 느낀 것들 최대한 자세히 기록하려고 해봤습니다.

읽어보니까 욕만 쓴 것 같은데, 전 결론적으로 알파디아 계속 다닐 거에요. ㅋㅋㅋㅋ

다른 학원 전전하는 것보다 처음에 시작한 곳에서 묵묵하게 공부하는 게 답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사실 다른 학원들도 비슷하지 않을까 싶어요.

아무래도 한국 괴테에서 반 년 정도를 공부했다보니 스스로 계속 비교가 되는 것 같은데,

그만큼의 교육 환경을 기대하기는 힘드니까요. 그러니까 지금 준비하시는 분들 꼭! 한국괴테에서 수업 들어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독일괴테는 어떨지 저도 궁금한데, 수업료가 워낙에 비싸서 시도 불가능한 호기심이거든요.

 

독일어를 쓰는 독일, 그것도 베를린에 와 있는데 이보다 더 좋은 환경이 어디있겠어요.

학원이나 선생님이 완전 나랑 맞아! 면 더 좋겠지만,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어느 학원이든 일단 선택한 학원 여유 가지고 다녀보시고 천천히 판단하신 다음에

혼자 공부하고 복습하고 시도하는 데 무리없겠다 싶으면 Alles okay라고 생각해요.

 

제이클래식은 아무 죄가 없습니다. 중간에서 문제 없이 등록해주시고, 문의사항도 언제나 친절하게 설명해주시고

감사하게 여기고 있어요! 제이클래식이 없었다면 학원 등록하는 것도 이래저래 복잡했을 것 같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ㅎ